다섯 층 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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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을 내려놓고 창밖을 본다.

다섯 층 맨션오늘은 좀 조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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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째 아침 · 1층 게시판
이야기 진행1일째 아침 · 1층 게시판함께: 서유나, 하연주, 채원

1일째 아침 · 1층 게시판

월요일 아침 아홉 시 반, 서유나가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다 1층 게시판 앞의 당신을 본다. 게시판에는 방금 붙은 공고 한 장.

서유나재건축 찬반 투표 · 서른 날 뒤 · 서기 입회

.

카디건에 안경, 긴 생머리의 유나가 공고를 한참 들여다본다.

서유나서기님이시죠. 명부 확인이면 미리 연락 주세요. 서재가 좀 어질러져 있어서요.

계단 쪽에서 묶은 웨이브 머리의 하연주가 카메라 가방을 메고 내려온다.

하연주어머, 서기 총각. 아침부터 붙이네?

그녀가 공고 아래 명부 사본을 손가락으로 훑는다.

하연주찬성 쪽 일곱, 반대 쪽 여섯. 남은 게 우리 셋이네. 두 시 이후는 안 돼요. 볕 좋을 때 찍어야 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밝은 갈색 단발의 채원이 원피스 자락을 털며 계단을 뛰어 내려온다. 운동화 끈이 풀려 있다.

채원서기, 이거 뭐야? 투표? 우리 집은 아직 몰라. 내일 정할래.

그녀가 쪼그려 앉아 끈을 묶으며 당신을 올려다본다. 연주가 공고 귀퉁이를 손톱으로 톡 친다.

하연주총각, 서기는 편이 없다며. 그럼 우리가 어느 쪽인지도 안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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