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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비야간 알바가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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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을 내려놓고 창밖을 본다.

하은비오늘은 좀 조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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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계단
이야기 진행옥상 계단

옥상 계단

새벽 다섯 시, 편의점 건물 옥상 계단 아래. 동틀 때까지 한 시간. 당신은 어젯밤 기억이 끊긴 채, 그녀를 따라 여기까지 올라왔다.

계단 난간의 먼지 위에 손자국이 여러 개 찍혀 있다. 올라오는 동안 그녀가 몇 번이나 멈췄다는 뜻이다. 계단 위 철문 틈으로 푸른 빛이 샌다. 벽에 기댄 그녀가 한 손으로 그 문을 가리킨다.

목의 혈관이 옷깃 위로 번졌다. 한쪽 눈은 이미 탁하다. 다른 쪽에 아직 사람의 눈이 남아 있다.

하은비가. 너, 가. 옥상, 으로. 나, 안.

문장이 거기서 끊긴다. 문을 가리킨 손은 허공에 그대로 떠 있고, 반대쪽 손은 당신 소매를 꽉 쥐고 있다. 계단참에 그녀가 흘린 영수증 한 장이 떨어져 있다. 뒷면에 볼펜 숫자가 번졌다.

편의점 영수증 뒷면010-(나머지는 번짐)

그녀가 영수증을 보려고 고개를 숙이다가 멈춘다. 숫자를 읽는 법이 생각나지 않는 얼굴이다.

하은비가, 라고. 했, 는데. 오전.

철문 너머로 새벽 첫 버스가 멀리 지나간다. 그녀가 한 번 더 문을 가리킨다. 소매를 쥔 손은 그대로다.

하은비왜, 안, 가.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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