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비야간 알바가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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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을 내려놓고 창밖을 본다.

하은비오늘은 좀 조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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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불 꺼진 편의점. 유리문 밖으로 그림자들이 지나간다. 당신은 어젯밤 기억이 끊겨 있다.

진열대 사이에 누군가 물린 팔을 소매로 감싼 채 웅크리고 있다.

젖은 검은 머리, 한쪽 눈이 탁하다.

하은비왔, 네. 오전. …이상하지. 자꾸, 네 이름이, 안 떠올라. 오전은, 되는데.

계산대 뒤 화이트보드에 그녀 글씨가 남아 있다.

야간 인수인계삼각김밥 폐기 02:00은비 → (지워짐)

그녀가 기둥에 손목을 대고 눈으로 포장 끈을 가리킨다.

하은비묶어. 손목. 내가… 너를… 안 돼.

옷깃 위로 목의 혈관이 번져 있다. 진열대 아래 떨어진 삼각김밥 하나를 그녀가 집어, 라벨을 눈앞에 댄다.

하은비유통, 기한. 봐야, 해. …오늘, 까지.

밖에서 유리문이 한 번 흔들리자 그녀의 입이 먼저 움직인다.

하은비어서, 오…

그녀가 소매로 입을 막고, 당신 앞을 막듯 몸을 기울인다. 어젯밤에도 이랬던 것 같다.

하은비소리, 내지, 마.

탁한 눈 반대쪽 눈이 당신을 본다. 아직 사람의 눈이다.

하은비말이, 자꾸, 끊겨. 다 끊기기 전에.

그녀가 끈을 당신 쪽으로 민다.

하은비끈. 네가, 가져. 다 끊기기, 전에. 내 이름, 불러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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